러시아에 직접 와 보니 이 나라에서
푸쉬킨이라는 사람이 가지고 있는 그 힘이 얼마나 엄청난지 실감하게 되었다.
그와 동시에 솔직히 러시아에 10개월 거주하게 되면서,
푸쉬킨의 소설을 하나도 읽어 보지 않은 스스로를 매우 반성했다.
그래서 한국에서 가장 유명한 [대위의 딸]을 읽어 보았다.
푸쉬킨의 유일한 장편 소설이라고 한다.
솔직히 처음에는 뭔가 좀 어렵기도 하고 러시아식 이름도 너무 적응이 안되어서 집중이 잘 되지 않았다. 그런데 중후반으로 갈수록 나도 모르게 뒷부분을 계속 집중해서 읽을 수 있었고
후반부가 정말 강한 흡입력을 가지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예상치 못한 반전에 흠칫 놀라기도 했다.
그리고 무엇보다 이 소설을 통해 푸쉬킨이라는 사람에 대한 이해를 보다 높일 수 있었다.
왜 그렇게 많은 러시아 국민들이 푸쉬킨을 기억하고 너무나도 사랑하는지 알 수 있었다.
푸쉬킨이 운명을 달리했을 때, 누군가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러시아 시의 태양이 지고 말았다."
그만큼 푸쉬킨은 러시아의 문학과 예술에 엄청난 영향을 끼친 사람이었다.
러시아의 역사 소설과 민담을 결합하여 창작된 이 소설만 봐도 푸쉬킨이라는 사람이 가진 문학성과 예술성의 얼마나 깊고 넓은지 알 수 있게 된다.
이 소설에는 푸쉬킨이 역사에 대해서 가지고 있는 관점과 생각, 즉 그의 역사관이 드러나는데
내가 읽은 책에는 마지막 부분에서 푸쉬킨의 역사관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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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쉬킨에게 역사는 반드시 거창한 어떤 흐름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 역사는 개인들의 일상적인 삶과 사랑과 질투와 화해, 그리고 무수하게 스쳐 지나가는 다른 개인들과의 만남, 우연의 일치로 가득 차 있으며 역사를 조망한다는 것은 바로 이러한 사소한 일들로부터 의미를 찾아내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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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다 읽고 마지막 부분에서 이 내용을 읽으니 책의 전체 스토리가 머리속으로 빠르게 지나가면서
무릎을 탁!치게 되는 ...짜릿함이 느껴지고 뭔가 깨달음을 느낄 수 있었다.
푸쉬킨을 시작으로
이제 톨스토이와 도스도옙스키의 작품들도 읽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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