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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의 양식

15_데미안

by do.rumi 2019. 12. 18.

 

 

난이도가 아주 높은 책이라서 책을 온전히 다 이해하지 못한 지금도

감히 이 책이 정말 좋은 책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예전부터 읽어보고 싶었는데

꽤 이해하기 어려운 책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그래서 이 책을 읽기 전에 몇가지 사전 준비(?)를 했다.

1. 유럽 사회 문화에 대한 이해 높이기

데미안의 배경이 되는 유럽 사회의 당시 상황과 문화, 그리고 종교와 예술에 대한 내용이 모두 밑바탕이 되어야 이 책을 읽을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

그래서 이전에 기본적인 미술 작품을 다루는 책, 인문학 책, 알쓸신잡 유럽편을 열심히 보면서

정치, 종교, 사회, 문화, 예술에 대한 전반적인 이해를 높이기 위해 노력했다.

다행히 이런 사전 준비 덕분에 책을 읽다 종교적인 것, 예술적인 부분, 당시 사회에 대한 이야기가 함축적으로 나타나거나 은유적으로 제시되어 있어도 쉽게 이해할 수 있었다.

 

예를 들면 데미안이

"큰 일이 일어날거야. 어둠이 올거야"라고 말했을 때, 그리고 그 일이 정말 일어났다라고 된 부분에서

책에는 전쟁에 대해 단 한글자도 나타나지 않았지만

나는 그게 전쟁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헤르만 헤세가 이 책을 집필할 때의 상황에 대해서 미리 알아서 참 다행이었다. 

 

2. 이해력이 부족한 나를 위해 미리 줄거리 알기

나는 이해력이 매우 매우 부족하다.

단점이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손이 크다-작다, 발이 크다-작다처럼 이해력이 부족하다는 것은 내 특징 중 하나일 뿐이다.

이해력이 남들보다 부족한 나는 똑같은 텍스트를 더 여러번 봐야 이해할 수 있다. 

그래서 장점도 있다. 그만큼 반복의 수도 없이 해서 머리에 박아버리는 것!

세상에서 제일 잘하는 것이 뭐냐고 물으면 반복이라고 대답할 것 같다.

고딩때부터 실천해 온, 하루에 소망 10개 적기, 일기 쓰기, 매일 일정 기록하기 이런거는 진짜 꾸준히 잘 한다.

내가 부족한 점을 알고 있기 때문에 나는 지금 이십대 중반의 나이에

나에게 딱 맞는 공부법을 터득하게 되었다. 그건 참 행운이라고 생각한다. 

 

여튼 그래서 이 책도 단번에 이해할 수 없을 것을 알았다. 그래서 유튜브에서 이 책의 줄거리에 대해서 강독한 설민석 선생님의 동영상을 보았다. 그래서 책을 읽다 조금 어려운 순간이 와도 포기하지 않고 책을 완독할 수 있었다.

 

3. 책에 익숙해지기

사실 평소에 소설을 잘 읽지 않는다. 이유는 이해력이 부족한 내가 텍스트로만 글을 읽으며 그 상황을 상상하는게 잘 되지 않았다. 소설이 머릿속에 잘 그려지지 않아서 소설에 나온 글을 하나의 텍스트로 연결하는게 너무 어려웠다.

내 머릿속에는 끊겨진 장면의 조각조각들만 가득했기 때문에.

 

 

그래서 간만에 읽는 소설책이고,

그중에서도 꽤 난이도가 높은 데미안을 읽기 전에

유튭에서 2시간짜리 이 책을 읽어주는 성우 분의 목소리를 들으면서 수업 준비를 하거나 설거지를 하거나 샤워를 했다.

전혀 그 내용에 집중하지 않더라도 일단 틀어놨다.

 

그렇게 하면 적어도 주인공의 이름이나, 문체, 어휘 등에 조금이라도 익숙해 질 수 있다.

 

그리고 책을 읽을 때

'어?? 아 이거 어딘가 익숙한데...?'라는 느낌으로 책을 읽을 수 있다.

 

사전 준비 덕분에 데미안을 무사히 읽을 수 있었고

솔직히 완전히 다 이해할 수는 없어서 이 책을 두번이고 세번이고 읽을 계획이다.

 

헤르만 헤세가 이 책을 집필할 때 그의 나이는 40살이었다.

여러 독자들이 말했다. 데미안은 언제 읽는지에 따라

다르게 다가온다고.

나이가 점점 들수록 책을 더 온전히 이해하게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리고 나도 사람들처럼 헤세가 이 책을 집필했던 나이 40살이 될때까지

이 책을 여러번 읽고 40살에 또 읽을 예정이다.

 

우선은 당장 방학하면 12월이나 1월에 이 책을 한번 더 읽어야겠다.

 

정말 너무 인상적인 책이다.

 

끊임없이 나라는 사람에 대해 알아가고 싶고 알아가고 있는 내가 이런 책을 읽게 되니

마음이 뜨거워지고 뭉클했다.

 

조만간 또 만납시다. 내 마음 속 어딘가에 있을 나의 데미안을 기다리며

나의 데미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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